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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민속이야기 시리즈 4 -달집태우기
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1-02-17 조회수 6,553
달집태우기는 정월 대보름날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지르며 노는 풍속을 말한다.
마을 청년들이 풍물을 치며 각 가정을 지신밟기를 해주고 나서 짚이나 솔잎을 모아 가지고 오는 수도 있고, 청소년들이 각자 나무나 짚을 직접 해가지고 모여드는 수도 있다. 가지고 온 짚 등을 언덕이나 산 위 한 곳에 쌓거나, 들에 작은 오두막처럼 쌓아 만들기도 한다. 그런 후 대보름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서 불을 지른다.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고, 벌겋게 불꽃이 타오르면 신나게 풍물을 치면서 불이 다 타서 꺼질 때까지 춤을 추며 주위를 돌고 환성을 지르기도 한다. 지역에 따라서는 달집 속에 대나무를 넣어 그것이 터지는 폭음으로 마을의 악귀를 쫓은 곳도 있다. 또 액연(厄鳶)을 비롯한 여러가지 태울 것들을 달집 위에 얹어서 같이 태우기도 한다. 이 때 소년들은 이웃 마을들과 횃불싸움을 하는 수도 있다.

정월 대보름달은 그 해 처음으로 나타나는 만월(滿月)이다. 태양력으로는 새해가 정월 초하루에 시작되지만, 음력으로는 새해의 첫번째 완전한 달의 출현으로부터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. 지나간 해의 모든 액과 근심, 낡고 약해진 달을 없애고 에너지로 충만한 새로운 달의 맞이는 새해의 풍요로움, 건강, 행복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진다. 바로 여기에서'달집'태우기라는 말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. 새달이 막 떠오르기 시작할 때 지나간 해의 낡아버린 달이 머물던 상직적 공간을 태워 없앰으로써 새롭게 달의 생생력을 회복하는 것이 달집태우기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.

여기에서도 불은 모든 부정과 사악을 살라버리는 정화(淨化)의 상징이다. 그래서 달집이 탈 때 고루 한꺼번에 잘 타오르면 풍년,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 든다고 판단하는 곳도 있다. 타오른는 불의 힘이 세차고 크면 그만큼 정화력도 커지게 되며, 이는 곧 새로 형성된 시.공간의 완전성으로 이어져서 새해의 풍년과 안녕에 대한 보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. 새로 이사한 집을 처음으로 방문할 때 성냥이나 양초를 갖다주는 풍습이 있는데, 이는 새 집에서 "불꽃처럼 활활 일어나라"는 축원이 담겨 있는 것으로, 역시 불의 정화력과 화세(火勢)에 의한 풍흉 관념의 일면을 보여준다.